[대기자칼럼] 윤석열 정부 망할까? 흥할까?…인요한 혁신위에 달렸다!도성희 (본지회장, 대기자)
정치는 언어를 통해 비롯되는 경향성이 강하다. 대통령이 행한 말은 물론이거니와 정당 대표를 비롯해 주요 인물일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그것은 매우 즉각적인 촉매가 된 채 인구 사이에 반응하며 여론을 형성한다. 따라서 고도의 정무적 셈법이 투사돼 있어야 함은 상식에 속한다.
그런 측면에서 화자의 현실 인식은 매우 중요하다. 놓여 있는 상황과 국민의 보편적 정서를 살피는 가운데, 시의적절하게 구사될 수 있을 때 힘을 얻게 된다.
여기서 특히 유념해야 할 점은, 논점이탈 또는 국민적 오해를 초래할 수 있는 말은 절대 삼가해야 한다는 점이다. 치명적 독화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의 파장이 국민 일반 사이에 어떻게 작동되며 파급력을 끼치게 될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되는 이유다. 정치의 기본 요소가 바로 거기에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인요한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추대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변화와 통합을 강조했다. 그 스스로 양날의 칼을 쥐게 된 셈이다.
내년 총선에서 여권의 수도권 선거가 수월치 않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당내 주류 세력인 영남권 및 친윤과의 차별화가 강요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인요한 위원장은 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통합의 상징성을 지닐 수 있으리라 여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가적 빈곤을 벗겨내고, 오늘의 경제대국 기틀을 다졌다. 국민건강보험 토대를 마련해 서민도 큰 경제적 고통없이 치료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화와 평화 여정에 일생을 바쳤다. 영호남 지역갈등 해소, 국민적 열망을 담은 금모으기 통한 IMF 국난극복, IT 산업 육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국민의힘 혁신위가 그러한 두 전직 대통령의 지도력을 잘 살펴 국민적 희망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덧붙여 국론 통합을 저해하는 이념 논쟁을 타파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공천이 곧 당선 공식인 영남지역 인적 쇄신도 국민적 호응을 얻을 수 있다. 의정활동, 지역 여론 등을 고려해 최소 50% 이상 물갈이 단행이 필요하리라고 여긴다.
다만 영남 중진의 험지 차출은 오히려 구태다. 국민적 심기만 더욱 불편하게 만들 뿐이다. 용퇴할 기회를 주고 역량 갖춘 인재로 충원하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
무엇보다 부동층을 견인할 수 있는 방향성이다. 수구적 관점에서 속히 탈피해 보다 유연하고 포용적 시각일 때 가능하게 된다. 수도권 선거 열쇠도 바로 거기 달렸다.
이심전심 흐르는 국민 정서에 부응할 수 있도록 기초를 잘 다져야 한다. 그러한 체질 개선을 통해 국민과 함께 호흡할 수 있을 때 여론도 우호적으로 바뀌게 된다.
인 위원장이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동서 화합 차원에서 바람직하게 여긴다. 아울러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도 여권 전체에 좋은 기운으로 작동될 수 있다.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 행사에 윤석열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인요한 위원장 등이 참석해 일치된 모습을 보여준 것도 정겹고 흐뭇하게 비춰졌다.
향후 비윤계와의 만남도 필요하다. 유승민, 이준석 두 정치인을 끌어안지 않고서 어찌 통합을 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어불성설일 뿐이다. 수도권으로 출마할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그러한 일련의 행위는 극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그에 따른 조직 전체의 동반 상승으로 이어지게 될 것임도 분명하다. 국민 보기에도 훈훈하게 인식될 것임이 너무도 자명하다.
그와 함께 고통스러운 희생도 감내해야 한다. 당내 주류 세력인 영남권과 친윤 색채 희석이 관건이다. 대통령 주변부 또는 참모진 가운데 뜬금없는 이념 정치를 추동한 자도 필히 솎아낼 필요가 있다.
인 위원장이 밝힌 "희생 없이는 변화도 없다"는 강조점도 결국 낡고 노회한 영남당 이미지에서 탈피하려는 일환일 것이다. 정치적 결단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그런 한편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와의 충돌도 절대 피해야 한다. 그건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할 뿐이다. 조직 전체를 위한 옳을 방향성을 갖고, 잘 되도록 물밑 조율하는 것이 옳다.
처절한 반성문도 나와야 한다. 잘못된 정책, 부적절한 인사와 관련한 진솔한 대국민 사과다. 그간의 이념 정치를 벗고, 국민의 아픈 삶을 보듬는 민생 정치로의 대전환을 천명해야 한다.
그래야 멍울진 국민의 마음이 풀리게 된다. 특히 부동층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도덕적 파산 상태인 민주당과 입씨름하는 대신 민생 돌봄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거기 민심도 화답하게 됨을 유념할 일이다.
도 성 희(大記者)
<저작권자 ⓒ 동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