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일보

[대기자칼럼] 겁에 질린 듯한 홍준표, 인재 없는 김기현... 총선 망하나?

도 성 희(本紙會長·大記者)

도성희 대기자 | 기사입력 2023/11/09 [12:38]

[대기자칼럼] 겁에 질린 듯한 홍준표, 인재 없는 김기현... 총선 망하나?

도 성 희(本紙會長·大記者)
도성희 대기자 | 입력 : 2023/11/09 [12:38]

▲ 도 성 희 (本紙會長·大記者)     ©

홍준표 대구시장 입이 쉴새없이 거칠다. 보다 정직하게 말하자면, 가을 바람에 팔랑거리며 떨어지는 낙엽을 대하는 것만 같다. 겁에 질린 사람이 자신의 나약함을 감추기 위해 객기 혹은 만용을 부리는 것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홍준표 대구시장과 만났다. 그 자리에서 인 위원장은 "(내년 선거) 분위기를 만드는 데 도와달라"고 홍 시장에게 부탁했다. 그러자 홍 시장은 "듣보잡 때문에 싫다"고 잘라 말했다.

 

듣보잡, 그러니까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놈'을 줄인 말이다. 홍 시장은 명색이 대선 후보와 당대표를 지낸 바 있다. 현재는 집권당 광역단체장 신분이다. 그런 그가 같은 당 소속 후배 정치인들을 향해 극히 모멸적인 언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홍 시장도 정치 초년생 시절에는 그가 상스럽게 내뱉은 표현 그대로 듣보잡 수준에 불과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이제 당의 원로가 됐다. 매사 진중하게 당을 살펴야 하는 입장이다. 그런 그의 입에서 어찌 그리 참담한 말이 나올 수 있는 것인지 얼굴이 화끈거리게 된다. 

 

그러면서 "걱정스러운 것은 내년 총선에서 과반을 못하면 식물정권" 운운했다. 또한 "이준석 전 대표가 신당을 만들면 김기현 대표는 먹잇감이 된다"는 식으로 노골적인 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어쩌면 당원권 정지 등에 따른 분풀이로 여겨진다. 

 

홍 시장 스스로를 돌아 볼 일이다. 지난 수해 때 전국이 물난리를 겪으며 인명피해가 적잖았다. 재산피해도 속출했다. 홍 시장은 그런 상황에서 골프를 즐겼을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도리어 역정을 내는 황당함을 보였다. 결국 당원권 정지로 이어졌던 셈이다. 

 

물론 윤석열 정부 들어, 대통령 믿고 호가호위 설친 사람도 있으리라 여긴다. 특히 인재 추천에 있어서 대통령 눈을 가린 채 사적 이해관계에 매몰된 경우도 적잖을 듯싶다. 지극히 잘못된 일이고, 그러한 인사들이 대통령 주변에 포진해 민심 이반을 부추긴 측면이 크다.

 

그런 점에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소위 친윤 인사도 있으리라 여긴다. 그렇다고 홍 시장의 잘못된 언행에 대해 쓴소리를 한 후배 정치인들을 싸잡아 듣보잡 운운하는 것은, 그의 졸렬함의 일면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부끄럽고 또 부끄러울 따름이다.

 

그에 대해 인 위원장은 "우리가 다 대통령 얼굴", "그래서 그 얼굴을 우리가 책임감 있게 좀 똑바로 해야 된다"라고 진화했다. 어쩌면 홍 시장의 거친 막말에 대해 점잖게 훈계한 것일 수도 있다. 모두가 대통령의 얼굴이라는 마음으로 매사 신중하자는 뜻인 듯싶다.

 

김기현 대표도 제정신 차려야 한다. 지난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대패 이후 임명직 당직자 전원이 사임했다. 문제는 정책위의장에서 물러난 박대출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하려고 했던 점이다. 그로인해 당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되자 철회했다. 

 

하지만 곧장 이만희 의원을 사무총장에 기용했다. 그에 대한 여론은,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평가가 따른다. 김 대표 주변에 인재가 그리도 없었던 것일까? 혹은 역량보다는 친분 관계에만 얽매였던 때문일까? 민심과는 동떨어진 선택이 되고 말았다.

 

향후 총선 과정에서 이같은 경우가 반복된다면 국민적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재를 널리 발굴하고, 그런 자원들을 공천할 수 있을 때 민심도 화답하게 된다. 김 대표가 각별히 유념하고 실천해야 할 일이다.

 

아울러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 영남권 현역 의원 가운데 최소 50% 이상은 필히 물갈이 되어야 하리라 여긴다. 각계각층을 두루 살펴, 자질과 소명의식이 철저한 이들에게 일할 기회를 주는 것이 옪다. 그래야 승리의 발판도 마련될 수 있음을 거듭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인요한 혁신위원장도 명확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당 지도부, 중진, 친윤 의원들을 겨냥한 불출마 및 험지출마를 촉구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대통령실 출신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극히 일부 인사를 제외한 대통령실 참모들에 대한 여론이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그들이 윤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했다는 볼멘 소리가 높다. 그들 탓에 민심 이반을 초래했다는 의혹의 눈길이 강하다. 그런 그들에게 공천장이 남발될 경우, 여권의 내년 총선은 자멸로 귀결될 것임이 자명하다. 인 위원장이 새길 수 있어야 한다.

 

도 성 희(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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