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 가운데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다. 어떤 사안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능숙하지 못한 사람이 아는 척 나서다가 도리어 일을 망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뜻한다. 가령 정치 경험이 일천할 사람이 국정 최고 책임자가 된다면, 국가 전체가 위태로운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
무릇 정치의 본령은 국가가 부강하고 안전하며, 국민이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일테다. 그것이 정치가 굳건히 있어야 할 자리이며, 국정 방향성이 될 때 국가가 국가답게 된다. 이는 국민의 만족도 측면에서도 그에 비례하게 될 것임은 너무도 자명하다.
정치인 김두관, 그를 상징하는 것은 우직한 한결같음과 성실한 경륜이다. 마을 이장을 거쳐 군수를 역임한 이력은 오히려 탄탄한 정치적 자양이다. 이후 행정자치부 장관과 광역단체장, 국회의원으로 헌신하며 중앙정계와 지방행정을 공히 꿰뚫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한국사회를 퇴행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지역주의 망령과 정면으로 맞서 승리를 쟁취한 인물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는 보수당 텃밭으로 불리는 PK 지역에서 민선 초대 남해군수를 비롯해 경남지사, 국회의원에 당선된 바 있다. 강고한 지역주의 벽에 막혀 여러번의 도전과 좌절 가운데서 일군 빛나는 결실이었다. 그에게 '리틀 노무현'이란 애칭이 붙게 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닌 셈이다.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그의 소신과 철학을 인정받아 노무현 정부에서 초대 행자부 장관에 발탁되기도 했다. 당시 김 장관 주도의 지방분권특별법,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신행정수도특별법 국회 통과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쾌거이자 초석이었다.
흙수저 출신인 그가 참여정부 행자부 장관일 때 받은 핍박은 한국정치의 비루한 일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당시 야권은 그를 '이장 출신 장관' 또는 '군수 출신 장관' 운운하며 모욕하기도 했다. 그들의 시샘은 결국 김 장관 '해임건의 의결'로 이어지고 말았다.
그런 역경에도 불구하고 그는 현재 부산·경남을 대표하는 가장 유력한 정치인으로 자리매김되어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그를 일컬어 "노무현 대통령을 잇는 정치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의 가치와 정신을 가장 많이 공유하고 있는 정치 지도자로 평가한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김두관 군수는 부산의 민주화운동과 시민운동가들에게 희망을 안겨준 신화적 존재였다"며 "동지의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어떻게 하면 그 희망을 이룰 수 있는지 길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고 확언했다.
이해찬 전 총리도 "김두관 의원은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독자적 영역에서 이미 1995년 무소속으로 남해군수에 당선되는 쾌거를 거두었다"며 "김두관 의원의 광역단체장 석권은 최초의 '지역정권 교체'라고 할 만한 사건이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승산이 크지 않은 도전을 흔쾌히 감당할 정치인은 많지 않다"면서 "그는 11번 도전해 6번을 낙선했는데, 그중 9번을 험지인 영남에서 도전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승적 명분을 위해 두드리고 또 두드려 지역주의 벽에 큰 균열을 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정치인 진입 과정부터 누군가에게 '스카웃'된 사람이 아니고, 사람들과 함께 아래로부터 만들어져 온 정치인이다"며 "무릇 정치인의 소명이 무엇을 향해 있어야 하는지, 가장 가까운 거리의 정치인에게서 다시 한 번 일깨워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박영선 전 장관도 김 의원에 대해 "꽃길은 없었지만, 맺은 열매로 말하는 정치인"이라고 높였다. 또한 "품이 넉넉하신 분이고, 평생을 오뚜기 같이 도전해 온 생애를 보면 자극이 되기도 하고,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며 "누구보다 많은 도전과 응전의 기록을 가진 분이기 때문이다"고 술회했다.
아울러 "김 의원님은 그 힘겨운 시간들로 인해 피폐해지거나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주변을 챙기고 살펴가며 뚜벅뚜벅 길을 만들어왔다"며 "그렇기 때문에 정치의 길을 가는 후배들에게 존재 자체로 많은 위로와 가르침을 준다"는 말로 따뜻한 시선을 전한다.
또한 "특유의 부드럽고 온화한 성품도 큰 장점이다"며 "싸우기 좋아하는 정치인은 인기를 얻고 언론의 주목을 받지만, 정작 여야 관계에서 성과물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장애가 되기도 한다"고 짚는다. 하지만 "김 의원님은 이런 부분에서 정치의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대화와 타협의 마음이 체화된 정치인"이라고 강조한다.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도 "김 의원은 진정한 의미에서 아래로부터 지방자치에 투신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며 "사람들은 그를 장관과 도지사를 지낸 정치인으로 기억할지 몰라도, 그는 일평생 기득권과 싸워온 정치인으로 기억한다"고 설파했다.
특히 "보수색이 강한 영남 선거에 여러번 떨어져 어려운 길을 걸으면서도 인간적으로 바르고, 여유를 잃지 않았던 모습을 기억한다"며 "마침내 경남도지사에 당선되었을 때 받은 신선한 충격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는 말로 당시의 감동을 전했다.
무엇보다 "그가 우리나라 정치 역사의 한 페이지에 쓰여지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무릇 정치를 시작하려는 분들은 그런 큰 비전에 자신을 투신할 줄 알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그가 추구한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정치적 비전이 다시 새롭게 되길 기대한다"며 김 의원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모름지기 정치는 소명의식에 대한 실천적 응답일 것이다. 자신을 바쳐 국가를 부강시키고, 국민 행복을 증진하는 데 방점이 찍힌다. 이는 궁극적으로 사회·경제적 약자의 권익 향상과도 괘를 함께 한다. 갈등을 줄이지 않고서는 무망한 일인 까닭이다. 그런 점에서 김두관 의원은 부산·경남이 길러낸 정치적 거목이다. 그에 대해 거는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도 성 희(大記者) <저작권자 ⓒ 동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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