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일보

[대기자칼럼] 홍준표 시장 처신과 변명… 민망하고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도 성 희(本紙會長·大記者)

도성희 대기자 | 기사입력 2023/07/18 [12:15]

[대기자칼럼] 홍준표 시장 처신과 변명… 민망하고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도 성 희(本紙會長·大記者)
도성희 대기자 | 입력 : 2023/07/18 [12:15]

▲ 도 성 희 (本紙會長·大記者)     ©

홍준표 대구시장, 폭우가 쏟아지던 15일 골프 라운딩을 즐긴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공직자, 특히 광역단체장으로 지녀야 할 기본 자세마저 의심케하고 있어서 분노를 금할 길 없다.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전국 곳곳에 쏟아진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무려 40명 넘게 발생했다. 실종자도 수십명에 이른다. 대구시와 인접한 경북지역도 3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대구 또한 현재 1명이 실종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폴란드, 우크라이나 순방 중에도 화상을 통해 수해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직접 지시했다. 그런데도 홍 시장은 폭우 속 골프를 즐겼으니 비난을 자초한 셈이다. 그야말로 몰지각성의 끝판을 대면하는 듯싶어 씁쓸하다.

 

논란이 확산되자 “주말에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그런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구에서 발생한 실종사고에 대해서도 “60대 한 분이 무단으로 하천변에 들어갔다가 빠진 사고”라며 “당시에는 큰비가 오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미 경북 예천 등 전국 곳곳에서 인명 피해가 속출하던 때였다. 또한 대구와 인접한 경북지역에서 사망자와 실종자가 속출하는 와중이었다. 더욱이 관내 시민이 실종됐는데도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홍 시장은 또 “그걸 두고 트집 잡아본들 나는 전혀 상관치 않는다. 그건 수십년간 해온 내 원칙”이라며 “대통령이라면 다르겠지만 그 외 공직자들의 주말은 자유”라고 강변했다. 그러나 정작 홍 시장이 골프를 즐긴 당일 대구 비상근무자가 1000명이 넘었던 것으로 타전되고 있다.

 

참으로 비루하게 들릴 뿐이다. 전국적으로 엄청난 물난리를 겪는 와중이고, 국가적으로 전방위적 대책을 강구하고 있었다. 국회도 여야가 일정을 중단하고 재난극복을 위해 협력을 선언했다. 그런데 대구시정을 책임져야 할 홍 시장은 도리어 뭐가 잘못이냐는 식이다.

 

홍 시장은 기자들의 ‘물난리 중 골프를 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그게 어느 시대 법인가. 기자분들은 주말에 나오라고 하면 그냥 나오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또한 후안무치한 언행에 다름 아니다.

 

기자도 특종이 있거나 긴급한 사안이 발생한 경우 또는 주요 취재원에 맞춰 휴일을 반납할 수도 있다. 그런데 홍 시장은 전 국민이 수해로 인한 피해 때문에 가슴을 졸이는 급박한 상황에서 골프를 즐겼다. 그리고 논란에 대해 도리어 적반하장 언행을 일삼고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대구시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만일 대구지역 국회의원이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빗속 골프를 즐겼다면 어찌될까? 혹은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서울, 경기지역 단체장이 그랬다면 또 어찌될까? 타인에 대해서는 사사건건 시비 따지기를 좋아하는 홍 시장이 유독 자신과 관련해서는 너그럽기 그지없는 듯싶다. 그 졸렬한 처신앞에 민망하고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도 성 희(本紙會長·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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