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자칼럼] 총선 부정선거 위험성… 여야, 즉각 법개정 해야 한다!도 성 희 (本紙會長·大記者)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주권재민을 가능토록 하는 선거는 민주주의 제도의 핵심 요체이자, 가장 기초적인 작동 원리다.
남녀노소, 직업과 신분을 구획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평등의 원리가 적용된다. 가치 동등한 신성스러운 규칙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선거 과정에 대한 부정 의혹이 제기되거나 또는 발생할 경우 치명상을 입게 된다.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는 불과 몇십만 표에 의해 승패가 좌우되기도 한다.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또한 극히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갈렸다. 그런 가운데 이른바 '소쿠리 투표'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선관위는 그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조차 거부하는 괴이한 행태를 보였다. 헌법기관임을 핑계 삼아 스스로를 무책임하게 방치하고 있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더욱이 중앙선관위 서버에 해킹 메일과 악성코드가 수신·감염된 것을 정부 당국이 확인하고 수차례 보안점검을 권고했으나, 이를 무시했던 것으로 타전된다. 외부 위협으로부터의 취약성을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선관위의 독립성을 빙자해 선거관리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할 뿐만 아니라, 조직 이기주의가 만연해 있음을 보여주는 지점이다.
전자개표기 논란은 지난 2002년 도입된 이래 작동 오류 등 주요 선거 때마다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2012년 18대 대선 당시 일부 지역에서 전자개표와 실제 수개표 결과에 있어 차이가 생기기도 했다. 2012년 4·11 총선 개표에서도 유사한 문제점이 보도된 바 있다. 특정 후보 표가 경쟁 상대 후보 표에 포함되어 있는 납득할 수 없는 경우였다.
2020년 4·15 총선은 특히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 충청 어느지역 참관인 증언에 따르면 1번 후보 투표용지 묶음에 2번 후보 표가 섞여 있거나, 2번 후보 표가 유독 미분류로 분류되는 등의 이상 장면이 여러 번 목격됐다고 한다.
그에 재검표를 강력히 요청해 실시한 결과, 뒤지고 있던 2번 후보가 오히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개표기의 오류 가능성이 거듭 대두될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더욱이 프로그래머에 의해 사전에 결과값이 설정될 개연성도 상존한다.
전제된 바와 같이 전자개표 방식은 수개표에 비해 오류나 부정개입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 연유로 인해 21대 총선이 끝난 이후 부정선거 시위가 한동안 계속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러한 의혹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세계 10대 경제대국 반열에 올라 있는 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없는 수치스러운 상황이다.
외국에서도 전자투개표로 인한 문제가 잇따랐다. 콩코, 우즈베키스탄, 피지, 엘살바도르, 에콰도르, 볼리비아, 이라크 등에서 발생한 전자 투개표에 따른 부정 의혹이다. 아르헨티나는 전자개표기의 보안 취약성을 우려해 2016년에 사업을 중단했다. 투개표에 대한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다.
오죽했으면 이란, 터키, 러시아, 온두라스, 콩코, 케냐, 이라크, 볼리비아 부정선거를 예측했던 부정선거 탐지 전문가 월터 미베인 미국 미시간대 교수조차 전자개표기보다 투명성 면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수개표를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을 정도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해킹과 조작의 위험성이 있는 전자개표기를 고집하고 있다.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 지점이다.
현재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스웨덴, 스페인, 캐나다 등 많은 선진국이 전자개표기 대신 수개표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독일 연방 헌법재판소는 2009년 3월 전자개표기 사용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판결문을 보면 “오작동이나 조작 가능성은 오로지 기술 전문가만 인지할 수 있다는 것과, 기계의 오류가 있다 해도 투표를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이며, 이러한 불투명성은 비민주적이고 또한 기술 자체도 조작방지에 충분치 못하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는 상식을 가진 복수의 시민이 확인할 수 없는 경우는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여기서 독일 개표 과정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독일 개표 과정은 오후 6시에 선관위 담당 책임자가 정식으로 투표 마감을 알리면 투표장 문이 잠긴다. 그리고 그곳 투표소 현장에서 바로 수개표가 이루어진다. 투표한 장소에서 바로 개표하니 운반에 따른 사고가 일어날 수 없다. 반면, 우리나라의 집중식 개표소 개표는 투표함을 옮길 때 부정의 소지가 높다.
개표소 집중 개표는 투표함을 옮길 때 투표함 바꿔치기 위험성이 따른다. 때문에 현행 집중식 개표에서 현장 투표소 개표로 서둘러 전환해야 하는 이유다.
독일과 한국 선거 개표에 있어서 가장 큰 차이점은 '검증'의 범위와 방법이다. 그것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또 일반인 누구라도 검증할 수 있도록 쉽게 할 수 있느냐의 차이다. 독일은 그걸 법으로 명백히 규정하고 있고, 우리는 형식적인 문구에 머물고 있다.
국회는 이제라도 투개표와 관련된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전자개표기 방식은 국내외 여러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 전산오류 심지어 조작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결정적 폐단이 있다. 선거 과정에 대한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본질적인 길은 전문기술이나 지식이 없는 평범한 유권자들에 의해서도 검증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대의 민주주의 원칙에도 부합한다. 바로 수개표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다.
아울러 집중 개표소 개표가 하루 빨리 현장 투표소에서 개표하는 방식으로 개선돼야 한다.
또한 투표율 제고를 위해 시행되고 있는 사전투표도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이 또한 의혹의 소지를 원천 제거해야 한다. 투개표와 관련된 제반 의혹이 말끔히 해소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현실이다.
그래야만 선거와 관련된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참된 민의가 온전히 반영될 수 있겠기에 그렇다.
도성희 대기자 <저작권자 ⓒ 동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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