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자칼럼] 국민의힘, 대통령실 하부기관 아냐... 극우성 탈피 못하면 총선 적색경보도 성 희(本紙會長·大記者)
국민의힘이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체제 이후 사뭇 달라졌다는 평가가 따른다. 돌출적이거나 모나지 않은 성품과, 언행에 있어서도 무리하지 않고 품격을 유지하려 든다.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지도부 일각의 설화, 심지어 홍준표 대구시장의 매우 부적절한 언행 등이 있었다. 그때마다 발빠른 대처에 나서는 등 과거 제식구 감싸기와는 다른 양상이다.
집권당 사령탑으로서, 당의 안정을 위한 노력도 엿보인다. 대통령실과의 가교 역할 또한 충실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그에 기인한 정당 지지율도 큰 등락없이 일정한 흐름세다.
어느 조직이든 내분이 잦게 되면 위험에 처한다. 국민적 표심에 의해 희비가 엇갈리는 정당에 있어서는 더욱 굳건한 결속력이 요구된다. 특히 집권당의 안정된 모습은 매우 긴요하다.
여당 대표가 자기 정치를 위해 대통령과 사사건건 울타리를 넘게 목청을 높이며 충돌하게 된다면 어찌될까? 집권세력 전체를 극심한 혼란과 대결의 도가니로 밀어 넣을 뿐이다.
그런 한편 아쉬운 점도 드러난다. 집권당으로서 본인들의 콘텐츠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 대변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혹평마저 나온다.
그러다보니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서로 연동되는 양상이 뚜렷하다. 국가적 비전 제시가 미흡하고, 민생을 다독이며 현상을 타개할 수 있는 대안 부재가 지적되기도 한다.
국민의힘은 명색이 집권당이다. 대통령실에 의존해 수동적 태세만 취해서는 곤란하다. 당정의 이견 표출이 담장을 넘어서도 안될 일이겠으나, 그렇다고 맹목해서도 안된다.
안정의 토대 위에서 국민 저변에 깔린 여론을 과감하게 대통령께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유기적 소통을 통해 보다 나은 방향성을 모색하고 실행해야 국민적 신뢰로 이어지게 된다.
대통령실의 극단적 이념 논쟁은 국정운영에 하등 도움되지 않는다. 각료 일각의 극우적 발언 또한 국민 일반의 보편적 정서와는 현격한 괴리감이 있다. 맡은 바 소임을 망각한 처사다.
그러한 행태는 결국 여권 전체에 대한 국민적 불신으로 차곡차곡 쌓이는 요인이 된다. 또한 도덕적 파산 상태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거대 야당을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특히 내년 4월 10일 있게 될 총선이 문턱을 넘고 있다. 지금의 국정 기조와 이념 논쟁이 지속되다가는 자칫 TK당으로 전락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지녀야 한다. 특히 수도권이 문제다.
집권당은 대통령실 오더를 받아 맹목하는 하부기관이 아니다. 건강한 보수와 부동층의 일반적 정서를 반영할 수 있는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책임 있는 선상에 놓여 있다.
특별히 총선이 날로 가까워지고 있다. 국정 어젠다 세팅과 인재도 널리 찾아야 한다. 분란도 안될 것이나, 그렇다고 차츰 끓는 물속 개구리가 되어도 안된다. 이를 각별히 유념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놓여있다.
도 성 희(본지 大記者) <저작권자 ⓒ 동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많이 본 기사
|